'옻칠, 예술로 피어나다' 초대기획전
✔ 2024.3.19.(Tue)- 3.31.(Sun)
✔ 하랑갤러리 ㅣ종로구 자하문로 38길 45, 1F (환기미술관 맞은편, 주차 가능)
✔ 관람시간: 11am- 5pm (매주 월요일 휴관)
✔ 참여 작가: 박승비, 박지은, 설민기, 손수경, 윤현섭, 정혜욱, 정회윤
✔ Intro
옻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빛을 더 하는 시간의 미학을 선물한다. 칠하고 광내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광택과 매끄러운 표면 질감은 시간이 지나도 은은한 빛을 잃지 않아 사람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채워준다. 옻칠의 오묘한 빛의 매력을 한껏 품고 있는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기념비적인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20여 점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섬세한 손길로 곱게 정돈된 옻칠은 작품의 격을 잘 보여준다. 옻칠이 지니는 가치와 아름다움을 많은 관객들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 전시 및 작품 리스트 문의
(02)365-9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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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gram (@galleryharang)
작가노트
보금자리를 의미하는 ‘텅에’라는 주제를 옻칠재료로 표현한 작품으로 한국적 서정으로 담아내어 편안한 사색이 전해지도록 하였다. 자신의 집이나 어머니의 품속을 비유적으로 하는 말로 쓰이는 텅에 라는 말은 둥우리의 방언으로 어머님의 품을 떠올리게 만든다. 부담 없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보금자리, 그 속에는 소박한 삶의 평화가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심리적 안정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욕구이다. 안락함을 추구하는 것 역시 불안정한 상태를 극복해 내려는 의지의 방식이다. (중략) 고향을 그리는 마음과 새로운 둥지를 고향 삼아 살아가는 마음이 묘하게 부딪히던 심경을 표현하며 ‘내 마음이 편한 곳이 내 보금자리가 될 수 있다’는 심적 표현을 조형화 하고자 옻칠기법을 이용하면서 서정적인 감성을 발산시켰다. 칠의 기능성을 예술성으로 이끌어내어 소박한 삶의 심리적 안정을 안겨줄 수 있는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작가 소개
손수경 작가는 순수 자연물로 이루어진 옻칠재료를 이용하여 칠의 기능성을 예술성으로 이끌어내어 회화적인 맛을 살린다. (중략) 작가는 옻칠을 올리고 갈아내는 작업을 수개월 동안 반복하며 달항아리를 옻칠로 올렸다. 옻이 지닌 신비롭고 단아한 색감이 보는 이릐 마음을 평온하게 감싸준다. 우리의 많은 삶처럼 달항아리의 다양한 변주를 공간과 단면으로 표출하여 그 가운데서 소망과 기대, 정화, 휴식 같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끌어내어 본다.
작가노트
만병에 가득찬 물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생명력, 새로운 생명의 에너지를 내 안에 가득 채우고 마음을 가지런히 한다.
마음을 어디로 향하는가. 색을 올리고 긁고 갈아내고 다시 색을 올리고.. 정한 바 없는 결과를 구할 때까지 묵묵히 반복한다. 마음 안에 온우주가 담기고 그 안에서 고요함이 자라난다. 일체 형상 있는 것들의 무상함을 새기며 형상짓는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작가노트
우리의 삶은 종종 나무에 비유되곤 한다. 나무에 대해서든 우리의 삶에 대해서든 단편적인 모습으로 전체를 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자연이라는 공간과 시간에 얽혀 있으며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우리에게 가혹한 시련과 모든 것을 잃은 시기를 겪고 있다면 그것이 삶의 전부가 아님을 나무의 성장을 통해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시기, 계절도 영원하지 않다. 나뭇가지를 흔들이는 바람도 물에 비친 나무 그림자의 반짝임도 불꽃 축제의 석양도 매 순간 같을 수는 없다. 나무가 그렇듯 우리의 삶도 아름다운 풍경이며 그 순간을 기억하고 간직하길.
작가노트
시간의 흐름을 색과 형태로써 표현하고자 하였다. 회화에서의 색은 통제가 가능하다. ‘기억의 상’에서는 색을 조색하고 회화적인 표현을 통해서 시간의 지속성을 표현하기보다는 자개라는 재료의 물질성과 시간성에 주목하고 이를 이용하였다. 자개는 조개가 자라고 가공되는 시간, 통제가 불가능한 색과 무늬를 지닌 시간성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재료이다. 자개는 4- 5년산의 전 세계 5- 6종의 조개에서만 생산, 가공된다. 그렇게 생산된 자개는 그 각각의 색과 무늬는 모두 다르고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다. 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시간은 통제할 수 없으며 선형적으로 혹은 비선형적으로 지속되어 나간다. 우리 기억의 상, 그 지속과 진행의 연속성, 방향의 단일성을 물질성에 적용하고 자개를 연속적으로 배열하여 시간의 지속성을 부여하였다.
작가노트
어린 날의 풍경. 나의 작업은 유년시절의 추억에서 시작되며, 작품에는 달과 식물, 집이 혼합된 자연풍경들이 등장한다. 이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 한 켠의 따뜻한 기억을 녹아 내어 동화 같은 장면으로 풀어 내었다. 일상속에서 우리는 대부분 누구나 할머니 댁의 따뜻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런 기억들이 모여 지금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작가 역시 할머니 손에 자랐던 유년시절을 떠올리며 눈이 쌓인 돌담의 시골집 풍경이나 지붕 넘어 보이는 큰 보름달이 모습은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만드는 평범한 풍경과 동시에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취와 서정적인 분위기를 담아냈다. 어둡고 적막한 공간에서 혼자 밝게 빛나고 있는 달의 존재는 우리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거대한 생명력 그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