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주 <사유정원-思惟庭園>
6.27(화)-7.9(일)
종로구 자하문로 38길 45,1F (주차 가능)
관람시간: 11시-5시(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 및 작품 문의 (02)365-9545 galleryharang@gmail.com
<전시소개>
작가의 유년 시절의 기억에는 푸른 하늘에 떠다니는 흰 구름, 녹색의 드넓은 들판, 그 너머로 유유히 흐르는 강, 그리고 어머니의 품처럼 안온함을 주던 산들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던 풍경이 자리해 있다. 사계절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변화하는 아름다운 고향의 자연은 작가의 성장 과정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미적 감수성을 지니게 해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자연을 가까이서 바라보는 작가만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는 작품 속에서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건네며 다양한 기법과 색채로 표현된다. 우리의 저변에 존재하는 기계적이고 인위적인 요소들과는 달리, 고요 속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채 늘 변화하는 자연이라는 소재는 작가에게 무한한 영감의 원동력을 선사한다.
<작가노트>
예술은 새로운 것을 지향한다. 관심이 가는 대상을 만나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고,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통념에서 벗어나 그 대상이 내포하고 있는 생명력과 창조성을 찾아서 나만의 방식대로 새롭게 화폭에 표현해 보고 싶었다. 나만의 새롭고 주체적인 양식을 찾아가는 과정은 결코 평탄한 길이 아니며 고통이 따르지만, 사유의 고통을 거쳐 탄생한 나만의 양식으로 그림을 그려 나의 흔적을 세상에 남기는 것은 아주 매력적인 삶의 방식이다.
<평론글>
‘思惟庭園’전을 맞이하여
3년이 넘는 코로나19로 우리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에게는 잃어버린 3년의 시간일지 모르지만, 이희주 작가는 그 동안에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작품 창작에 몰두하였다. 이제 그 작품을 여러분들께 내놓는다.지난 전시회에서는 수묵, 수묵채색화 위주의 자연, 마을과 고택을 중심으로 한 서정적인 작품을 선보였다고 한다면, 이번 전시 작품은 매우 새롭다.
작가는 ‘사유하는 정원’으로 자연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을 보여준다. 주역(周易)의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났다”(天圓地方)라는 말처럼 끝없이 펼쳐지는 우주 자연을 둥글고 모남으로 표현하며 작가는 빨강, 파랑, 하양, 분홍, 보라, 초록 등 더 과감한 색채를 써가면서 여전히 꺾이지 않는 자연의 생생불식(生生不息)의 푸르름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 또다시 봄 여름 가을 겨울 꽃이 피고 지고 새들은 서로 지지배배 사랑을 나누고, 강아지는 꽃이나 달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 오리들은 푸르른 녹음을 만끽하며 여유롭게 뒤뚱뒤뚱 걸어 다닌다. 나무와 꽃과 동물들은 모두 의인화되어 자연과 대화를 나눈다. 캔버스 너머 끝없이 펼쳐진 자연의 한순간을 보는 듯하다. 둥글둥글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과 같다. 현실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힘내라고 응원하고 있다. 작가는 전시마다 늘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나 또한 매우 기쁜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하였다. 관객들도 오랜만에 전시 나들이를 통해 이희주 작가의 새로운 자연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6월, 장완석 미학박사, 갤러리 Space DA(베이징) 책임큐레이터, 칭다오과기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