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서연 작가 “손으로 빚는 도자기, 비범한 기운과 느낌을 담다” News 2020. 1. 25. 18:06

브레이크뉴스 노보림 기자= 작품은 작가를 닮는다는 말이 있다. 어찌보면 창작자의 생각이나 작업 환경은 그대로 작품에 투영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작품을 들여다 보기 이전에, 작가를 먼저 들여다 보면 그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브레이크뉴스는 국내 작가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작가의 작품은 물론,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편집자 주>

 

Milky Way 55x77cm Mixed media 2019

 

- 작업 활동할 때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나.

 

▲ 뛰어난 디자인이란 자체의 아름다움 보다는 생활 속에서 사용하면서 갖게 된 스토리가 기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행을 하면서 바라 본 아름다운 풍경들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반짝 떠오르는 다양한 경험들에서 찾은 영감들을 발전시켜 작품으로 탄생시킵니다. 시간이 흘러 나의 디자인의 작품과 함께 이야기를 쌓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디자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작업은 한국 전통방식인 장작가마와 한국 고유 점토 등을 고집하지 않고 시대에 맞게 재료나 가마를 활용하는데 주로 가스가마에서 번조합니다. 왜냐하면 그릇과는 달리 깔끔한 느낌이 필요한 조형이나 인테리어에는 가스가마가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의 많은 도예가들과 달리 재료사용에 있어서 자유롭고, 전통만 고집하기 보다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느낌을 추구하는데 집중하여 필요에 의해 재료를 공수하고 있습니다.

 

현재 작품들이 한지그림 위에 물방울도자기를 얹는 방식을 적용했다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동양화와 문인화도 배워서 작품에 적용하려고 구상중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Sea of Silence 55x77cm Mixed media 2019

 

 

-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나 롤모델이 있나.

 

▲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세계적인 작가 반 고흐와 클림트 또 저의 도예공방 선생님입니다.

 

어린시절 반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등의 풍경화에 매료되어 화집을 뒤적거리기 시작했고 그의 인생과 생각을 이해하고 싶어 책을 찾아 읽으며 밤을 지새운 적도 있습니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라는 책 속에서 고흐의 인생은 고달픔의 연속이지만 고민하고 노력하는 소박한 화가가 있었습니다. 고흐는 본인의 작품을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친구에게 개성있고 충분히 생각한 끝에 작업한 느낌을 준다고 격려합니다. 그는 예술이 단지 손에 의해서만 이루어 졌다고 할 수 없고 바로 사람의 영혼에서 솟아나온 것이라는 교훈을 주었습니다.

 

대학시절에는 우연히 클림트의 <키스>라는 그림을 보고 단순히 ‘좋다’라는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그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찾아 의미를 배우고, 그림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도예가에게는 주위에서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덕성을 지닌 ‘좋은 동료’ 즉, 인격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은 더욱 귀하고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도예공방 선생님을 만난 것은 도예작가가 되기 위한 운명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신 덕분에 적어도 도예의 세계에서 저의 상상은 현실이 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발물레로 연가와 솟대 등 전통을 이어나가시는 선생님께서는 우리의 전통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 또한 깊은 의무로 느끼고 계시는 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게 스스로의 방식으로 작품을 구상하고 만들라고 격려하셨고 개개인이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표현형식을 확립할 수 있도록 지도하셨습니다.


저는 한국인으로써 도자기를 만든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저에게 “흙의 특성을 잘 알고 미묘한 힘 조절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격려해 주시고 “작가는 항상 본인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해 주신 고마운 분입니다.

 

- 독자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자신의 작품이 있다면?

 

▲ 지금 소개하게 될 작품들은 2019년에 아름답고 우수한 우리의 숨결이 담긴 문화유산 한지를 이용한 한지그림 위에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물방울 도자기들을 얹어 신비감을 더했습니다.

 

먼저 <고요의 바다>라는 작품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누가 흔든다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뚝심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저녁에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게 잠자는 바다에서 영감을 얻어 구상한 작품입니다.

 

또 <탄생>이라는 작품입니다. 한글은 조선조 세종대왕이 글자가 없는 우리 백성을 긍휼히 여겨 한글을 창제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작가는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 서로 통하지 않아 어리석은 백성들이 뜻을 펴고 싶어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내 이를 불쌍히 여겨 28자를 새롭게 만들었으니 그대들이 날로 편하게 쓰길 바란다”라고 한 《훈민정음 예의본》 위에 물방울을 얹어 한글의 탄생을 물방울로 변주해 보았습니다.

 

세 번째 <은하수>라는 작품은 사랑하는 사람과 별을 헤아리던 추억 속의 푸른하늘 은하수를 상상하며 구상한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꽃길>이라는 작품은 구름 한 점 없는 가을날 꽃잎이 휘날리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길을 상상하며 구상한 작품으로 편안하고 아늑한 길을 산책하는 느낌을 줍니다.


- 작가로 활동하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

 

▲ 도예가는 규격통일이 어렵거나 미묘한 힘 조절이 필요한 직업으로 흙의 특성을 잘 알고 세심한 관찰과 탐구가 필요합니다.

 

물방울 도자기들은 실크화이트점토로 맑고 깨끗한 느낌을 내기도 하고, 백토점토와 산백점토로 가마 번조시 표면에 자연적으로 점이 생기게 유약은 주로 투명과 코발트블루 등을 사용하였습니다.

초벌번조는 약 섭씨 850도에 하며 유약을 바른 후 재벌번조는 약 섭씨 1280도에 합니다. 물방울 도자기가 나오려면 물레를 돌려 물방울 모양으로 성형하고 이틀정도 건조 한 후 액자에 붙일 수 있도록 높이를 정하고 컷팅해서 다듬어 줍니다. 크기는 성형하고 건조 되는 동안 줄어들고 유약을 바르고 재벌 할 때 줄어들어 처음에 만든 크기보다 2/3 크기 정도로 줄어듭니다. 모양은 중간에 컷팅 된 부분이나 물방울 뾰족한 부분이 불의 영향을 받아 휘는 경우가 많아 저는 전시를 위해 수없이 많은 물방울을 만들고 그 중 가장 예쁜 물방울을 선별하여 작품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자기는 불구덩이에서 태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도자기 성형을 완벽에 가까이 하더라도 원하는 크기와 모양 거기다 시유한 색깔까지 모두 불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구덩이에서 나와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마음에 들 때까지 물방울 도자기 만드는 과정을 무한 반복 하게 되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 반대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 각고의 노력 끝에 작품을 완성하고, 전시회가 열리는 순간입니다. 그 많은 작품들 중에 저의 작품 앞에서 애정 어린 시선으로 한참동안 감상하시고 질문을 던져주시고 감동하실 때 그 동안의 압박감과 피로가 해소되면서 위안과 벅찬 행복을 느낍니다. 또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바로 지금 정말 행복합니다. 저의 인터뷰를 읽고 계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 아주 많이 행복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물방울 도자기를 만든 작가보다 더한 애정과 관심으로 저의 작품과 함께 해외 아트페어에 나가자고 제안해 주시고, 따뜻한 조언 주신 하랑갤러리 측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저의 작품을 사랑해 주신 모든 관람객 분들, 또 앞으로 저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시게 될 모든 관람객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왜 작가로써의 삶을 택했나?

 

▲ 저는 손으로 만드는 것에는 무엇인가 평범하지 않은 기운과 느낌이 담겨있다고 믿습니다. 특히, 도자기는 작가가 신중한 정성을 다해 만든 그 마음이 오롯이 그 기물 안에 담겼기 때문인지 처음 도자기를 접했을 때 그냥 제가 만드는 모든 도자기가 좋았습니다. 못생겼어도 불속에서 깨져버린 도자기까지도 집에 데코레이션 해 둘 정도니까요. 그래서 저는 편리나 편의를 도모하기 보다는 느리게 공들여 만든 작품을 곁에 두는 일은 우리의 소소한 일상에 작은 미소와 행복을 선물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작가는 뭔가에 늘 관심을 잃지 않고, 모든 도전을 배울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며, 내면에 강력한 열정과 자율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하고 싶은 일’이나 ‘원하는 것’이 바로 꿈이라고 합니다. 이런 꿈을 좇아서 실현시키고 어떤 상황에서도 기쁨을 느끼면서 성장하고 싶습니다.

 

- 앞으로의 전시계획은?

 

▲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도자기 외에도 다양한 분야와 방식 등 나아가야 할 방향의 큰 틀을 만들어 반짝이는 창의력으로 지평을 넓혀나가고 싶습니다. 올해 2월에 미국에서 열리는 LA아트쇼와 아트팜스프링스에 개인전으로 참가하고, 5월에는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모이는 국제현대미술교류전에 참가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출처: http://www.breaknews.com/705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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